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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의 경제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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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 그리고 채찍 유인의 역효과   
 
  
 예병일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그니지 교수는 어린이집 10곳 중 6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다음의 실험을 추가로 실시했다. 선정된 어린이집들은 학부모들에게 아이를 늦게 데려가는 횟수가 10번이 넘으면 3달러의 벌금을 추가로 청구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런 경우 경제원론 교과서에 따르면 추가된 벌금으로 인해 아이들을 늦게 데려가는 경우가 줄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벌금을 추가로 부과하자 부모가 지각하는 횟수는 몇 주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50p)
  
 이언 에어즈 지음, 이종호.김인수 옮김, 최정규 감수 '당근과 채찍 - 목표로 유인하는 강력한 행동전략' 중에서 (리더스북) 
 
'당근과 채찍'. 우리가 평소에 가정이나 사회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중 채찍과 관련해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네요.
 
어느 나라건 어린이집들은 약속시간보다 늦게 아이를 데리러 오는 부모들 때문에 힘든가봅니다. 부모들도 그런 경우 매우 미안해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어린이집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어린이집들이 부모들에게 지각을 10번 하면 3달러의 벌금을 청구하겠다고 공지한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정책이 새로 시행되면 벌금이라는 '비용' 때문에 부모들은 지각을 덜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험 결과는 정반대로 지각 횟수가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채찍 유인의 역효과'입니다.
 
설명은 이렇습니다. 그동안 부모들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지각을 하면 자신을 '어린이집 선생님을 기다리게 만드는 나쁜 부모'라고 생각하며 미안한 감정을 갖고 왔습니다. 그런데 벌금제도가 도입되자 벌금을 내기만 하면 늦게 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3달러라는 '대가'를 지불하면 되므로 지각에 대한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진 것이지요.
 
지각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벌금이라는 '채찍'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지각을 선택하기 더 쉽게 만들어준 것입니다. 어떤 행동에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행동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가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때 기억하면 좋을 '채찍 유인의 역효과'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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