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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Gong's Letter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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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9 
전번 글에 이어서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든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은 보편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1. 당신의 회계를 정리하라.
우리에게 많은 금전적 손실을 가져다줄 수 있는 또 다른 이상 행동은,
우리의 행동을 여러 개의 심적 회계 계정에 처리하는 습관이다.
우리는 소비와 저축, 그리고 다른 금전적 거래에 대한 결정을 하면서
심적 회계 개정을 개설하고, 금액에 따라 다른 계정에서
다르게 처리한다. 이런 기술의 장점은 이해하기 쉽지만 때로는 큰
부작용을 낳는다.
예를 들어, 천문학적으로 비싼 연체 이자나 마이너스 통장 이자가
우리의 재정 상태에 구멍을 내는 동안, 노후보장예금에 들어 있는 돈으로
그 부채를 갚지 않고 낮은 이자율로 잠자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2. 준거점을 파악하라.
사람들은 무엇(소득이나 손실)을 어떻게 가치 평가하는가는,
우리가 그 소득이나 손실을 무엇과 비교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가 이 대안을 측정하는 가치는 절대적인 값이 아니라 우리가
대안들을 언제나 준거점의 시각에서 평가한다.
(때문에 자신이 비교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준거점이 과연 올바른가를
따져보도록 해야 한다.)

#3. 틀에 주의하라.
우리의 인식을 왜곡시키는 또 다른 요소는 '프레이밍(Framing)'이다.
즉 문제를 표현하는 방식이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95퍼센트 확률로 이기는 것과 5퍼센트 확률로 패배하는 것을 우리는 다르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표현한다.
즉, '우리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무의미하게 잃어버릴 것이다'와 같이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표현은 위험한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사람들이 안전한 선택 사양을 선택하도록 하려면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
즉, '우리가 지금 팔면 최소한 판 금액만큼은 안전하게 확보하게 된다'와 같이
표현하는 것이다.

#4. 오류에 대응하는 방법을 익혀라.
우리는 우리의 뇌 속에 있는 오류작동장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이고, 둘째는 일기를 쓰는 것,
셋째는 간단한 해결기술을 의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세번째 방법은 간단하지만 효과적이다.
소위 논거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방법이다.

종이에다 커다랗게 'T'를 그리고 이 대차대조표의 왼쪽에는 자기 의견을
뒷받침하는 모든 논거를 적는다.
여기까지는 쉬운 부분이다.
지금부터가 어려운 부분이다. 대차대조쵸의 오른쪽에는 자기 의견을
방증하는 모든 논거들을 적어 넣는다.
이때 대차대조표이 왼쪽에 써 넣은 논거만큼 반대 논거를 적어야 한다.
이런 방법의 목적은 간단하다.
반대 논거를 만들어내야 하는 강제성이 원하는 해답에 집착하는
우리의 경향으로부터 거리를 두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결정 과정에 조금이라도 더 객관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인 것이다.

#5. 시간의 오류를 극복하라.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다루는 대상이 짧은 기간에 대해서인지 긴 기간에 대해서인지에
따라 우리가 차이를 두기 때문이다.
우리는 짧은 기간에 대해 매우 참을성이 없기 때문에
기다리는 대가로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반면 오랜 기간에 대해서는 훨씬 더 인내심이 많다.
바로 이 짧은 기간에 대한 조급성이 우리의 소비 자제력에
문제를 가져온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욕구를 억제하고 저축해야 한다는 사실 또는 금연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사건이 단기적 사건으로 변하는 순간
현재의 조급함이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과식하고, 돈을 마구 쓰며, 담배를 피운다.

#6. '자기결박'을 활용하라.
우리는 단기적으로 약해지려는 유혹을 넘어 장기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우리의 자제력이 강력한 순간,
예를 들어 막 배가 부른 순간 그릇을 치워버려야 한다.
나중에 하게 될 잘못된 행동을 미리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일요일에 마구 먹어대지 않기 위해서는
토요일에 초콜릿을 사지 말아야 한다.
주택에 투자를 하여 돈을 쉽게 써버리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은퇴할 때까지 저축 상태에 있도록 스스로를 강제해야 한다.
아쉽게도 이런 해결책들에는 자주 문제가 발생한다.
일요일에 주유소로 차를 몰고 가서 초콜릿을 사버리거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 마음속의 악마는 모든 편법을 알고 있다.

자기결박의 두 번째 방법은, 미래의 행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행동의 대가를 단지 우리가 소비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비싸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헬스클럽의 회원권을 구매하여 어느 특정한
시기까지 몸무게를 얼마나 빼겠다고, 친구와 내기라도 해서
담배를 끊겠다고, 적금을 계약보다 일찍 찾으면
벌금을 물겠다고 약정한다.
-출처: 하노 벡, <충동의 경제학>, pp.310-323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고 합니다.
그러나 자주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왜 턱없이 비싼 가격의 물건을 사곤 후회하는지,
왜 명백한 손실을 낳을 수 있는 거래를 깊은 고민 없이 해버리는지
후회스러운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정신 세계를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런 실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하면 우리가 사고하는
과정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우연의 힘을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말라.
모든 것이 우연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우연과 대면하면서 살아간다.

#2. 대표성을 지나치게 맹신하지 말라.
대표성에 대한 잘못된 가정은 우리로 하여금 성공을 지속적인 것이라고
너무나 쉽게 믿게 만든다. 누군가가 3년 동안 연속해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우리는 이런 성공이 그 사람의 전체 능력에 대한 대표성을 가진다고
생각해서 그를 천재라고 믿어버린다.
그러나 동전던지기에서도 3번 연속 그림이 나오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가 판단해야 할 사람(또는 대상)이 우연하게 선택되었다는 의심이
들면 들수록 우리는 판단을 내릴 때 그 사람이나 대상이
어떤 확률로 나타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3. 생각하지 못한 것도 생각하라.
우리가 무엇에 대해 알고 있거나 잘 기억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렇게 잘 알지 못하거나 자주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더 많이
존재하거나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 알려진 것이 더 자주 나타난다.
이 주장은 많은 경우에 들어맞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가용성이나 인지도가 언제나 자동적으로 더 큰 확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가용성은 언제나 자동적으로 타당성(Releavance)과 같은 의미라고 해석할
수 없다.

#4. 당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흔들릴수록 내버려두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선입견의 노예가
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해석하여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세계관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한번 형성된 가치관은 변화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 중 많은 부분이 잘못된 인식과 해석에 의해 내려진다.
새로운 사실을 우리의 세계관에 맞도록 해석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거나 왜곡되었다고 폄하해 버린다.
우리는 우리의 의견과 선입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가설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만 찾을 섯이 아니라,
그것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5. 겸손하도록 노력하라.
우리는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이러한 자기과신에 대한 대가가 얼마나 비싼지는 특히 온라인 주식
투자자에 대한 연구에서 잘 나타난다.
너무 강한 자기 과신은 너무 잦은 거래를 하게 만들고,
그럼으로써 높은 비용과 적은 수익률을 발생시킨다.
자기 과신 경향은, 성공은 자기 탓으로 돌리고
실패는 다른 사람이나 우연 탓으로 돌리는 성향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그러나 우리는 노력을 통해 자기 과신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자기가 직접 한 작업의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은 겸손을
배우는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우리의 인식 기능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도 속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여기서 '회상 오류'가 그 역할을 한다.
회상의 오류에 관한 실험은, 우리가 사건의 실제 결과를 알았을 때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마음속으로 교정해버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중에는 그 결과가 그렇게 될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우리가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출처: 하노 벡, <충동의 경제학(Economics of Impulse)>, pp.29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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